1. 가는 길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7212번 버스를 타고 윤동주 문학관에서 하차 후에 도보로 15분 정도 가면 인왕산 초소책방으로 갈 수 있습니다. 주차도 가능하지만 공간이 협소하여 대중교통을 선택했습니다. 평일과는 다르게 주말 지하철은 한산하고 이런저런 얘기 나누기도 편하더라고요.

 

인터넷 지도를 보면서 인왕산 초소책방으로 향하는 길에 있는 윤동주 문학관에 의외로 학생들로 붐벼 호기심이 일더라고요.  하지만, 인왕산 맑은 공기를 마시며 초소책방으로 가는 길에 펼쳐진 단풍의 모습과 고즈넉한 풍경에 뭔가에 빠져들 듯 천천히 걸었습니다.  올 초겨울은 따뜻했던 시기라 산길을 걸어도 전혀 추위가 느껴지지 않았는데 요즘은 조금 더 두꺼운 옷을 챙겨야 할 것 같습니다. 

 

풍경1
풍경2
풍경3
풍경4

2. 인왕산 초소책방 : 더 숲

약 20분 정도 걷다 보니 나 혼자 산다에서 파비양이 찾았던 카페에 도착했습니다.  인왕산은 2018년 6월부터 규제가 사라져 일반시만에게 개방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이 카페는 기존에 군사시설이었던 초소건물을 리모델링하여 2020년 11월 11일에 오픈하였다고 하네요. 산 중턱에 있는 초소 건물이었으니 당연히 주변 산세와 전망이 좋았겠죠? 기존 건물의 철근 콘크리트 골조를 살려 증축하여 카페, 책방, 전망 쉼터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고 종로의 사회적, 문화적 가치를 녹여낸 공공건축물로 인정받아 '대한민국 공공건축상'국가건축정책위원장상, '인사혁신처 주관 적극행정 우수사례경진대회' 국무총리상 수상 영예도 안았다고 합니다. 

 

초소책방1
초소책방2

3. 카페 내부

내부로 들어가면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이고 통창 앞 테이블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남양주나 김포 등 대형카페들은 내부 인테리어나 주변 조형물 등의 볼거리에 집중했는데, 이곳은 오로지 주변 산세를 바라볼 수 있도록 설계된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래서인지 카페 내부에 있어도 시선은 자연스럽게 인왕산 주변을 바라보게 되네요.   

 

내부1
내부2

 

의외로 베이커리 종류가 다양하고 맛있어 보여 선택이 쉽지 않았습니다.  집게로 빵을 고르려다가 멈칫하고 옆에 있는 빵을 다시 바라보기를 반복하다가 최종적으로는 소시지 페스츄리, 슈크림빵, 바게트 샌드위치를 선택했고 음료는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골랐습니다. 간단하게 아침식사는 했지만 초소책방까지 오는 길에 출출해져서 베이커리에 더 진심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베이커리
소시지페스츄리

주문대 옆으로 정수기가 있으니 물은 편하게 드실 수 있고 디카페인 커피도 주문이 가능합니다. 최근에 디카페인 음료 수요는 증가하고 있는데 대형 프랜차이즈 혹은 전문화된 개인 카페를 제외하고는 디카페인 커피를 접하기가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지방 여행시에는 디카페인 커피를 따로 챙겨가기도 하는데 초소책방에서는 주문 가능합니다. 

 

주문대
음료메뉴

안쪽으로는 책방으로 오인할 만큼 다양한 책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이곳의 책들은 모형이 아니라 실제 도서들이고 판매도 하고 있습니다. 일반 서점에서는 눈에 띄지 않았던 주제의 서적들이 꽤 있었고, 특히 환경과 기후변화에  관한 책들이 많더라고요. 견본품 서적들은 카페에서 읽을 수 있고, 초소책방에서는 주변 자연환경 영향인지 신기할 만큼 독서에 집중이 잘 됩니다.  산 중턱에 조용히 자리한 카페에서 마음도 차분해져서 일까요?

 

도서1
도서2
도서3

주문한 음식을 가지고 2층으로 올라가니 눈부신 햇살이 저를 야외 공간으로 이끌었습니다.  푸른 하늘에 맑은 공기가 저를 반겨주니 오늘만큼은 이들 옆에 머무르고 싶은 청정한 날입니다. 야외테이블에 자리가 없어서 주변을 배회하다가 잽싸게 빈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네요. 가져온 음식을 테이블에 올려 두고 저 멀리 남산타워를 바라보니, 용산에 거주할 때에 간혹 남산을 찾던 생각이 납니다. 남산을 바라보면 즐겁게 산책했던 기억, 겨울이 지나 봄이 되어 흐뜨러지는 벚꽃이 있었던 남산길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2층입구
경관
야외좌석

금강산도 식후경이니 일단 주문한 것들을 먹어볼까요? 웃고 있는 슈크림빵을 베어 물자니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허기를 채우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습니다. ^^ 소시지 페스츄리는 언제나 진리인데 이상하리만큼 소시지가 들어 있는 빵은 실패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바게트 샌드위치는 빵은 딱딱한 편이지만 베이컨이 얹어져 있고 안에 들어있는 양상추와 토마토가 신선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바게트 샌드위치가 가장 맛있었고 포스팅을 하고 있는 지금도 다시 먹어보고 싶네요. 

 

주문음식
슈크림빵

야외 테이블이 꽤 있는데 이렇게 만석인 거 보이시나요? 한겨울에는조금 한산할 수도 있지만 야외시간을 즐길 수 있는 시기에는 좀 더 서둘러야 긴 대기 없이 맑은 공기와 함께 유쾌한 시간을 보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는  2층 실내 공간을 이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뒤쪽으로 보이는 산세도 참 아름답죠? 계단식, 좌식, 일반 테이블 등  다양한 좌석이 배치하여 손님들의 선택권을 높였네요. 1층도 마찬가지로 인왕산 전경과 나무를 바라보고 있으면 다른 인테리어는 불필요하게 느껴질 만큼 나무들이 카페를 아우르고 있는 느낌입니다. 

 

2층 실내

카페 입구에서 진행하는 주말 프리마켓에서는 손수건, 스카프, 친환경수세미 등 생활용품이나 옷 등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이 카페는 인왕산 자락에 독점적으로 자리하는 위치이니 공공재적인 성격이 있는 것 같아 카페여서 행사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하는 것 같습니다. 프리마켓의 소소한 행사도 볼거리도 있었고 대도심 한가운데에 있는 카페와는 다른 모습이 반갑기도 하네요. 인왕산 자락에 위치한 동네 카페 같은 느낌 때문이었을까요? 시린 계절이지만 탁 트인 산세를 보며 책방이 주는 일상 속 느긋함, 카페가 주는 평온함을 느끼고 싶다면 초소책방을 찾아보세요. 

 

프리마켓1
프리마켓2
인왕산초소책방

 

위치 : 서울 종로구 인왕산로 172

운영시간 : 8:00 ~ 22:00 (연중무휴)

연락처 : 02-735-0206

사이트  : https://chosobook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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